AI의 시선으로 다시 듣는 BTS. 완전체 재결합을 앞두고, 대표곡 속에 반복적으로 담긴 감정의 패턴과 팬들에게 전한 위로의 메시지를 분석합니다. 음악에 깃든 그들의 진심을, 데이터로 읽어냅니다.
2017년 겨울, 처음 방탄소년단의 '피 땀 눈물'을 접했던 순간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독특한 영상미와 마치 순정만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멤버들의 모습이 강렬한 인상을 남겼죠. 빌보드에서 수상한 아이돌이 있다는 소식에 '트렌드는 알아둬야지'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된 첫 만남이었습니다.
어리게만 보였던 소년들이 어느새 성장해 군복무를 마치고, 올해 6월이면 완전체로 팬들과 재회한다고 합니다. 이 시점에서 문득 궁금해집니다. 아이돌 문화에 전혀 관심 없던 내 마음을 어떻게 움직였을까? 그리고 어떻게 전 세계 수억 아미들의 열정을 불러일으켰을까?
세련된 멜로디, 파워풀한 안무, 전 세계 팬들을 사로잡은 BTS의 퍼포먼스 너머에는 언제나 "마음"이 존재합니다. 그 마음을 담은 메시지는 참으로 정교한 감정의 언어들로 짜여 있습니다. BTS 곡에 담긴 감정이 어떤 공통된 정서를 담고 있는지, AI는 그들의 노래 가사에서 어떤 감정 코드를 발견하는지 살펴보려 합니다. 데이터가 읽어낸 감정의 패턴은 우리가 느꼈던 감동의 이유를 조금은 다른 각도에서 설명해 줄 테니까요.
이 글에서는 AI 감성 분석 도구를 통해 BTS 대표곡 가사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감정 코드를 시기별로 구분해서 분석해보려 합니다. 국제무대 데뷔 이후 승승장구하던 그들이 팬데믹으로 활동이 중지되었던 코로나 시기를 가장 큰 전환점으로 보고 시기를 구분했습니다. 데뷔부터 빌보드 수상하기 이전(2013년 ~ 2017년 초), 빌보드 수상부터 코로나 발생 이전(2017년 중반 ~ 2019년 말), 코로나 발생 이후부터 군입대(2020년 ~ 2023년)까지, 이 세 시기를 기준으로 BTS 곡의 감성코드가 어떻게 변해 왔는지를 살펴보면 그들의 성공 DNA가 무엇인지 살짝 엿볼 수 있지 않을까요?
1. 데뷔 ~ 빌보드 수상 이전 (2013 ~ 2017초)
감정 코드: 불안, 방황, 청춘의 고통, 성장, 연대, 희망
이 시기는 방탄소년단이 당대 청년들의 감정을 그대로 품고 무대에 섰던 때였습니다. 10대와 20대 초반이 겪는 불안, 분노, 억울함이 가사에 그대로 녹아들었죠. 특히 데뷔 초기에는 사회 비판적 메시지가 뚜렷했는데, 이는 단순한 힙합 스타일의 표현을 넘어 입시 경쟁의 압박, 불투명한 미래, 그리고 기성세대의 엄격한 시선 속에서 고투하는 청년들의 내면을 진솔하게 반영한 것이었습니다.
대표적 정서와 공감 포인트
‘No More Dream’, ‘I Need U’, ‘Run’, ‘Save Me’ 등에서는 불안과 상실, 외로움이 솔직하게 표현되며, ‘화양연화’ 시리즈를 통해 ‘가장 아름답지만 가장 아픈 순간’이라는 청춘의 이중성을 노래합니다.
이 시기 곡들은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 “함께라면 견딜 수 있다”는 공감과 위로를 팬들에게 선사했습니다. ‘분노’와 ‘혼란’에서 출발해 점점 ‘자각’으로 이동합니다. 단순한 사회 비판을 넘어서, 자기감정과의 대면이 시작된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빌보드 수상 ~ 코로나 발생 이전 (2017 중반 ~ 2019)
감정 코드: 자기 긍정, 자아 탐색, 사랑, 성장, 해방감, 글로벌 연대
2017년, 『LOVE YOURSELF 承 'Her'』부터 BTS는 ‘자기 수용’으로 감정의 방향을 옮깁니다. 세계 무대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한 시점이자, 대중과의 감정 교류가 더 중요해진 시기입니다. ‘사랑’이라는 감정도 이때부터 자기 자신을 향한 감정으로 확장됩니다. 이 시기 BTS는 ‘Love Yourself’ 시리즈와 함께 “자신을 사랑하라”,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자”는 자기 긍정의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웁니다.
대표적 정서와 공감 포인트
‘DNA’, ‘Fake Love’, ‘IDOL’, ‘Answer: Love Myself’ 등은 사랑의 설렘과 아픔, 자아의 혼란과 성장, 그리고 자기 긍정을 노래하며, 팬들에게 “스스로를 사랑하는 것이 출발점”임을 강조합니다. 또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에 맞서 “Speak Yourself(네 목소리를 내라)”라는 글로벌 연대와 해방의 메시지가 더해집니다.
이 시기 BTS는 “음악에 언어 장벽은 없다”는 신념으로 전 세계 청춘들과 정서적으로 깊이 연결됩니다. 겉으로는 긍정과 수용의 메시지로 보일 수 있으나, 그 이면에는 성공 이후의 자기 회의와 불안정한 자아가 여전히 자리합니다. 다만 그 감정은 이제 혼자가 아니라 함께 나눌 수 있는 감정으로 전환됩니다. 팬들과의 연결, 연대감이 강한 시기였습니다.
3. 코로나 발생 ~ 군입대까지 (2020 ~ 2023)
감정 코드: 상실, 그리움, 일상에 대한 위로, 희망, 연대, 회복, 인간적 솔직함
이 시기에는 세상이 멈추자 감정도 멈춘 듯한 감정이 곡에 담깁니다. 예전처럼 격렬하거나 투쟁적인 감정이 아니라, 위로와 연결, 그리움과 사색이 전면에 등장합니다. 팬데믹으로 인한 단절, 불확실성, 그리고 그 속에서의 연대와 일상 회복을 바라는 마음이 담긴 메시지가 담겨있습니다.
대표적 정서와 공감 포인트
‘Life Goes On’, ‘Butter’, ‘Permission to Dance’, ‘Yet To Come’ 등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의 상실감, 그리움, 그리고 일상에 대한 소중함과 희망을 노래합니다. 특히 ‘Life Goes On’은 “삶은 계속된다”는 담담한 위로와 함께, 팬데믹의 불안과 우울을 함께 겪는 동시대인의 감정을 솔직하게 담아냅니다.
이 시기 BTS 음악은 화려함보다는 일상적이고 인간적인 면모를 강조하며, “함께 이겨내자”,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는 연대와 회복의 메시지로 전 세계인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 시기의 감정은 아주 조심스럽습니다. 치유와 회복, 공감과 기다림이 키워드입니다. 전 세계가 같은 감정을 겪는 이 시점에서 BTS는 ‘위로하는 사람’의 역할을 택합니다. 화려한 무대보다 일상의 숨결, 삶의 지속성에 집중한 음악이 많아집니다.
감정은 ‘문장’보다 ‘반복된 단어’에서 더 명확히 드러납니다. 이는 AI가 문맥보다는 언어 빈도와 방향성을 기반으로 분석하기 때문입니다.
감정은 시대를 품고...
BTS의 음악은 늘 시대의 감정과 함께 흘러왔습니다. 이들의 감정 코드가 앨범마다 바뀐 이유는, 단순한 기획의 변화라기보다는 시대의 분위기와 감정이 함께 어우러지고 발전한 결과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의 음악에서 우리 자신의 지난 시간을 떠올릴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제 각자의 시간이 흘러가고 있지만, 감정의 기록은 음악 속에 남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또 누군가, 그 감정의 언어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게 될 것입니다.
감정은 기술로 측정될 수 있을까
감정은 본래 지극히 주관적인 것이지만, AI는 언어에 담긴 반복성과 패턴을 통해 그 흐름을 일정 부분 읽어낼 수 있습니다. 이번 분석을 통해 발견된 감정 코드는 BTS가 우리 시대의 정서와 얼마나 깊이 연결되어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들이 수많은 이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었던 이유 또한 이 데이터를 통해 분명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된 분석이기에, 전 세계 팬들, '아미'가 BTS와 함께 나눈 수많은 감동과 사연을 모두 담아내기에는 턱없이 부족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BTS의 언어를 다시 한번 차분히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보았습니다.
BTS 완전체를 미리 축하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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